친환경 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 코리아는 지난 20일 기업과 연구소, 인증기관 등 포장재 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모아서 산업의 플라스틱 저감 현황과 규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제1회 지속가능한 패키징 포럼’을 열었다.
행사는 국내외 포장재 산업의 트렌드, 산업별 포장재 원료 기업과 브랜드 업체의 플라스틱 저감 사례, 포장재 관련 주요 인증에 대한 발표로 구성됐다.
100년된 인증기관인 컨트롤유니온 코리아가 개최한 행사에는 ▲법무법인 화우 ▲ 한국포장학회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대덕분석기술연구원(DARI)에서 포장재 산업에 관한 주요 트렌드를 소개했다. 포장재 원료 기업에는 ▲한솔제지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브랜드 업체는 ▲아로마티카 ▲농심 ▲LG전자 담당자가 사례 발표를 맡았다. 각 기업은 화장품, 식품, 전자제품 포장재의 대표 기업으로 초청됐으며 컨트롤유니온코리아와 FSC협회, 유럽 플라스 재활용협회가 포장재 산업 관련 인증도 소개했다. /ⓒ임팩트온
첫 번째 발제자인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은 포장재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관련 법 트렌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센터장은 “EU를 중심으로 국제 사회가 ESG 중 특히 환경 영역에 대한 법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규제에 영향을 크게 받는 포장재 산업은 이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면서 “신순환경제행동계획,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 에코디자인 규정 등 유럽의 포장재법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종경 한국포장학회 회장은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을 때 제품이 파손된다면 이를 산업의 녹색 전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라며 “유통 구조를 바꾸지 않고 포장재만 바꾼다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포장재 산업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덜 생산하려면 플라스틱 설계, 생산을 포괄한 전 주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 기업, 재활용 가능한 원료 제공…
소재 전환과 단일소재 디자인 및 재활용 솔루션 제시
원료 기업들은 포장재 산업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원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을 제시했다.
한솔제지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유인종 한솔제지 패키징영업담당은 “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종이는 국내 기준으로 재활용률이 80%에 달하며 폐기되는 종이는 수개월이 지나면 생분해되는 소재”라며 “종이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인종 담당은 포장재 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틱 소재를 일반 종이로 전환하는 데서 시작해서, FSC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종이 사용, 감귤이나 카카오 소재 등을 사용한 업사이클링, 콩기름 인쇄를 포함한 전체 소재의 친환경 전환 등으로 단계별 진화를 해왔다"며 "이제는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발제가 끝나고 플로어에서는 “종이가 플라스틱에 비해 기능성이 떨어지고 재활용 시 품질이 떨어지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 담당은 “종이가 플라스틱 소재보다 약했던 고차단성과 고밀폐성 기능도 개선되고 있으며, 흰 종이를 여러 번 재활용하면 품질은 떨어지지만 품질 수준에 따라 흑지, 택배 박스 등 등급에 맞게 사용처를 조정하면 재사용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폐플라스틱은 복합재질과 단일재질, 오염의 여부에 따라 다른 재활용 공정을 거치게 된다./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은 식품 포장재 산업에서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인다. 김성관 SK지오센트릭 F&B마케팅 팀장은 “식품 포장재는 내용물을 온도와 오염에서 보호하기 위해 여러 겹의 필름으로 구성된 복합재질을 사용한다”라며 “복합재질은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소각하거나 화학적 재활용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성관 팀장은 “식품 포장재를 폴리에틸렌 단일 소재로 설계해 재활용 등급을 높이고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다만, 가공성과 생산성이 낮아지고,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열분해, 해중합, 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이라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모두 구현하는 재활용 클러스터를 울산에 2025년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솔루션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물리적 재활용하는 설비와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연구소의 김유정 프로는 “화학적 재활용보다 물리적 재활용 공정이 에너지 사용량이 적으므로 탄소배출 절감효과가 월등하지만, 재활용 시 신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김유정 프로는 “재활용 원료에서 불순물을 제거하여 순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소재 단일화 기술이 개발되면 물리적 재활용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물리적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제품으로는 바로 판매가 가능한 화장품 포장재가 있고, 전자제품 보호용 포장재도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제품의 에코 디자인과 수거 시스템 마련
B2C 사업으로 소비자와 가까운 브랜드 업체들은 포장재 재활용이 쉬운 에코 디자인과 사용된 제품의 수거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수원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차장은 WWF가 싱가포르에서 진행했던 ‘재사용 가능한 이커머스 포장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리테일 기업 12곳이 6개월간 참여했으며, A와 B모델 두 가지 방법으로 포장재를 수거하고 재사용했다. A 모델은 상품 배송이 끝나고 고객이 직접 포장 박스를 우체국에 반납하는 방식이고, B 모델은 배달원이 직접 포장재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최소 재사용 회수를 4~6회로 설정했다.
전수원 차장은 “참여 기업 12곳 중 10곳이 A모델을 선택했는데 배달원이 직접 회수하는 시스템에 필요한 보상 체계를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총 1만 5000건의 이커머스를 통한 물품 주문 중 고객의 3분의 1이 재사용 포장재를 선택했고,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와 경품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을 때 참여율이 높아졌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포장재 반납일은 평균 16일이었는데, 한 업체가 알림 메시지를 통해 반납일을 반복적으로 고지하자 반납일이 평균적으로 5일 줄었다”며 “참여 기업들은 비싼 재활용 포장재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 보다 포장재 재사용을 통해 경험한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WWF가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재사용 가능한 이커머스 포장재 프로젝트’/WWF
이마트는 물류 포장재로 사용되는 스트레치 필름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김동혁 이마트 ESG추진사무국 부장은 “스트레치 필름은 팔레트에 상품을 적재, 수송, 보관 시 흔들리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 물류 비닐랩으로,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성 소모재다. 이마트에서 1년에 1660톤이 버려지고 구매 비용이 연간 30억원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혁 부장은 “스트레치 필름을 전량 회수해서 SK지오센트릭과 재생 스트레치 필름으로 재활용하여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김세령 팀장은 “아로마티카는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재질의 제품에만 단상자를 사용하고, 화장품 산업에 별로 없는 리필팩을 개발하여 화장품 용기를 다회용으로 설계했으며 복합소재가 아닌 단일 소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용기 재사용을 위해 리필이 용이하도록 세척에 사각지대가 없는 곡선으로 용기를 디자인했으며, 동네 제로웨이스트샵 80여 곳에 리필 벌크 제품을 공급하고 아로마티카 신사와 하남 매장에서 일반제품 대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화장품 용기는 복합재질이 많아서 선별이 잘 안된다”며 “투명 페트 소재인 아로마티카 제품을 폐기물 선별장에서 폐기물 운반 허가를 받은 전기트럭으로 직접 수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명 페트 소재인 아로마티카 제품을 직접 수거하기 위해 폐기물 운반 허가를 받은 전기트럭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에어솔루션 사업부가 기존에 사용하던 스티로폼과 종이박스 포장을 EPP라는 발포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여 이를 대체했다. 김은영 LG전자 PRI 친환경솔루션 Task 선임연구원은 “EPP 소재는 운동기구인 폼롤러에 사용하는 질긴 소재이고 5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배달 기사가 직접 수거해 오기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하고, 다른 소재와 섞이지 않아 유해 물질 오염 문제가 적어서 재활용이 쉽다”고 전했다.
손희철 농심 포장개발팀장은 “식품 포장재 산업의 특성상 포장재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심의 포장재 사용량을 살펴보면 면류사업이 53.5%, 스낵사업이 14.4%로 대부분이고 이 식품군은 대부분 복합재질로 구성된 연포장을 사용하기에 재활용이 쉽지 않다”며 “스낵 규격, 멀티팩 및 면 포장의 규격을 축소함으로써 연간 포장재 사용량을 약 300톤 절감했다”고 밝혔다. 손 팀장은 “복합재질을 단일재질로 바꾸는 연구 개발과 플라스틱 포장을 종이로 바꾸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장재 산업의 지속가능성 인증…
관리 연속성(Chain of Custody)가 핵심
기업들이 포장재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인증들도 소개됐다.
권성옥 산림관리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 코리아 대표는 “종이 포장재 수요가 늘면서 지속가능한 산림자원의 사용을 인증하는 FSC인증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FSC 인증은 3단계로 원료가 친환경적으로 채취되고 이 원료가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후에 소비자 구매시점까지 제대로 사용되는지를 전체 과정을 인증하는 체계를 갖췄다.
FSC는 산림 경영조직 및 기관을 대상으로 산림관리 인증(Forest Management Certification)으로 원료를 관리하고, 제조 및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관리 연속성(Chain of Custody, CoC) 인증으로 해당 원료가 제품화됐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FSC는 브랜드 및 유통회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FSC인증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거나 홍보하기 위해서는 홍보 라이선스(Promotional License)를 취득하도록 하여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는 정보를 한 번 더 관리하고 있다. 권성옥 대표는 “FSC는 인증을 통해 개선되고 있는 산림의 생물다양성, 지역 주민의 생활 등을 보고서로 작성하여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장재욱 컨트롤유니온 마케팅 매니저는 “국제 재활용 인증(Global Recycled Standard, GRS), 재활용 원료 함량 기준(Recycled Claim Standard, RCS), 해양플라스틱 인증(Ocean Bound Platics, OBP)과 같은 다양한 인증들이 존재하며 FSC와 마찬가지로 전과정에 대한 평가, 즉 관리 연속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장재욱 매니저는 “RCS 인증은 특히 원료 수집, 가공부터 완제품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공정이 심사의 대상이 되고 환경뿐만 아니라 아동노동과 공정한 임금, 근로 시간 등의 사회적(S) 요소도 확인하기 때문에 ESG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IMPACT ON(임팩트온)(http://www.impacton.net)
친환경 인증기관 컨트롤유니온 코리아는 지난 20일 기업과 연구소, 인증기관 등 포장재 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을 모아서 산업의 플라스틱 저감 현황과 규제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제1회 지속가능한 패키징 포럼’을 열었다.
행사는 국내외 포장재 산업의 트렌드, 산업별 포장재 원료 기업과 브랜드 업체의 플라스틱 저감 사례, 포장재 관련 주요 인증에 대한 발표로 구성됐다.
100년된 인증기관인 컨트롤유니온 코리아가 개최한 행사에는 ▲법무법인 화우 ▲ 한국포장학회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대덕분석기술연구원(DARI)에서 포장재 산업에 관한 주요 트렌드를 소개했다. 포장재 원료 기업에는 ▲한솔제지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브랜드 업체는 ▲아로마티카 ▲농심 ▲LG전자 담당자가 사례 발표를 맡았다. 각 기업은 화장품, 식품, 전자제품 포장재의 대표 기업으로 초청됐으며 컨트롤유니온코리아와 FSC협회, 유럽 플라스 재활용협회가 포장재 산업 관련 인증도 소개했다. /ⓒ임팩트온
첫 번째 발제자인 김도형 법무법인 화우 환경규제대응센터장은 포장재 산업이 지속가능하게 성장하려면 관련 법 트렌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형 센터장은 “EU를 중심으로 국제 사회가 ESG 중 특히 환경 영역에 대한 법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규제에 영향을 크게 받는 포장재 산업은 이 흐름을 잘 읽어야 한다”면서 “신순환경제행동계획,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제(PPWR), 에코디자인 규정 등 유럽의 포장재법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종경 한국포장학회 회장은 “포장재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을 때 제품이 파손된다면 이를 산업의 녹색 전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라며 “유통 구조를 바꾸지 않고 포장재만 바꾼다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포장재 산업이 플라스틱 폐기물을 덜 생산하려면 플라스틱 설계, 생산을 포괄한 전 주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료 기업, 재활용 가능한 원료 제공…
소재 전환과 단일소재 디자인 및 재활용 솔루션 제시
원료 기업들은 포장재 산업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 원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솔루션을 제시했다.
한솔제지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 소재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유인종 한솔제지 패키징영업담당은 “플라스틱은 재활용률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종이는 국내 기준으로 재활용률이 80%에 달하며 폐기되는 종이는 수개월이 지나면 생분해되는 소재”라며 “종이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인종 담당은 포장재 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틱 소재를 일반 종이로 전환하는 데서 시작해서, FSC 등 친환경 인증을 받은 종이 사용, 감귤이나 카카오 소재 등을 사용한 업사이클링, 콩기름 인쇄를 포함한 전체 소재의 친환경 전환 등으로 단계별 진화를 해왔다"며 "이제는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했다.
발제가 끝나고 플로어에서는 “종이가 플라스틱에 비해 기능성이 떨어지고 재활용 시 품질이 떨어지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 담당은 “종이가 플라스틱 소재보다 약했던 고차단성과 고밀폐성 기능도 개선되고 있으며, 흰 종이를 여러 번 재활용하면 품질은 떨어지지만 품질 수준에 따라 흑지, 택배 박스 등 등급에 맞게 사용처를 조정하면 재사용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폐플라스틱은 복합재질과 단일재질, 오염의 여부에 따라 다른 재활용 공정을 거치게 된다./SK지오센트릭
SK지오센트릭은 식품 포장재 산업에서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인다. 김성관 SK지오센트릭 F&B마케팅 팀장은 “식품 포장재는 내용물을 온도와 오염에서 보호하기 위해 여러 겹의 필름으로 구성된 복합재질을 사용한다”라며 “복합재질은 물리적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소각하거나 화학적 재활용을 진행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성관 팀장은 “식품 포장재를 폴리에틸렌 단일 소재로 설계해 재활용 등급을 높이고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다만, 가공성과 생산성이 낮아지고, 가격이 상승하는 문제 등이 발생하여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팀장은 “열분해, 해중합, 고순도 폴리프로필렌 추출이라는 3대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모두 구현하는 재활용 클러스터를 울산에 2025년까지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 솔루션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물리적 재활용하는 설비와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연구소의 김유정 프로는 “화학적 재활용보다 물리적 재활용 공정이 에너지 사용량이 적으므로 탄소배출 절감효과가 월등하지만, 재활용 시 신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김유정 프로는 “재활용 원료에서 불순물을 제거하여 순도를 향상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소재 단일화 기술이 개발되면 물리적 재활용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물리적 재활용을 통해 생산된 제품으로는 바로 판매가 가능한 화장품 포장재가 있고, 전자제품 보호용 포장재도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브랜드, 제품의 에코 디자인과 수거 시스템 마련
B2C 사업으로 소비자와 가까운 브랜드 업체들은 포장재 재활용이 쉬운 에코 디자인과 사용된 제품의 수거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전수원 세계자연기금(WWF) 한국본부 차장은 WWF가 싱가포르에서 진행했던 ‘재사용 가능한 이커머스 포장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리테일 기업 12곳이 6개월간 참여했으며, A와 B모델 두 가지 방법으로 포장재를 수거하고 재사용했다. A 모델은 상품 배송이 끝나고 고객이 직접 포장 박스를 우체국에 반납하는 방식이고, B 모델은 배달원이 직접 포장재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최소 재사용 회수를 4~6회로 설정했다.
전수원 차장은 “참여 기업 12곳 중 10곳이 A모델을 선택했는데 배달원이 직접 회수하는 시스템에 필요한 보상 체계를 바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총 1만 5000건의 이커머스를 통한 물품 주문 중 고객의 3분의 1이 재사용 포장재를 선택했고, 고객이 웹사이트를 통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경우와 경품 등 인센티브를 제공했을 때 참여율이 높아졌음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포장재 반납일은 평균 16일이었는데, 한 업체가 알림 메시지를 통해 반납일을 반복적으로 고지하자 반납일이 평균적으로 5일 줄었다”며 “참여 기업들은 비싼 재활용 포장재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 보다 포장재 재사용을 통해 경험한 비용 절감 효과가 컸다고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WWF가 싱가포르에서 진행한 ‘재사용 가능한 이커머스 포장재 프로젝트’/WWF
이마트는 물류 포장재로 사용되는 스트레치 필름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도입했다. 김동혁 이마트 ESG추진사무국 부장은 “스트레치 필름은 팔레트에 상품을 적재, 수송, 보관 시 흔들리지 않도록 감싸 고정하는 물류 비닐랩으로,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성 소모재다. 이마트에서 1년에 1660톤이 버려지고 구매 비용이 연간 30억원에 달한다”라고 말했다. 김동혁 부장은 “스트레치 필름을 전량 회수해서 SK지오센트릭과 재생 스트레치 필름으로 재활용하여 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김세령 팀장은 “아로마티카는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재질의 제품에만 단상자를 사용하고, 화장품 산업에 별로 없는 리필팩을 개발하여 화장품 용기를 다회용으로 설계했으며 복합소재가 아닌 단일 소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용기 재사용을 위해 리필이 용이하도록 세척에 사각지대가 없는 곡선으로 용기를 디자인했으며, 동네 제로웨이스트샵 80여 곳에 리필 벌크 제품을 공급하고 아로마티카 신사와 하남 매장에서 일반제품 대비 50% 이상 할인된 가격에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화장품 용기는 복합재질이 많아서 선별이 잘 안된다”며 “투명 페트 소재인 아로마티카 제품을 폐기물 선별장에서 폐기물 운반 허가를 받은 전기트럭으로 직접 수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명 페트 소재인 아로마티카 제품을 직접 수거하기 위해 폐기물 운반 허가를 받은 전기트럭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에어솔루션 사업부가 기존에 사용하던 스티로폼과 종이박스 포장을 EPP라는 발포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하여 이를 대체했다. 김은영 LG전자 PRI 친환경솔루션 Task 선임연구원은 “EPP 소재는 운동기구인 폼롤러에 사용하는 질긴 소재이고 5회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배달 기사가 직접 수거해 오기 때문에 재사용이 가능하고, 다른 소재와 섞이지 않아 유해 물질 오염 문제가 적어서 재활용이 쉽다”고 전했다.
손희철 농심 포장개발팀장은 “식품 포장재 산업의 특성상 포장재 사용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심의 포장재 사용량을 살펴보면 면류사업이 53.5%, 스낵사업이 14.4%로 대부분이고 이 식품군은 대부분 복합재질로 구성된 연포장을 사용하기에 재활용이 쉽지 않다”며 “스낵 규격, 멀티팩 및 면 포장의 규격을 축소함으로써 연간 포장재 사용량을 약 300톤 절감했다”고 밝혔다. 손 팀장은 “복합재질을 단일재질로 바꾸는 연구 개발과 플라스틱 포장을 종이로 바꾸는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장재 산업의 지속가능성 인증…
관리 연속성(Chain of Custody)가 핵심
기업들이 포장재 산업을 지속가능하게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증명할 수 있는 다양한 인증들도 소개됐다.
권성옥 산림관리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 코리아 대표는 “종이 포장재 수요가 늘면서 지속가능한 산림자원의 사용을 인증하는 FSC인증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FSC 인증은 3단계로 원료가 친환경적으로 채취되고 이 원료가 완제품으로 만들어진 후에 소비자 구매시점까지 제대로 사용되는지를 전체 과정을 인증하는 체계를 갖췄다.
FSC는 산림 경영조직 및 기관을 대상으로 산림관리 인증(Forest Management Certification)으로 원료를 관리하고, 제조 및 무역회사를 대상으로 관리 연속성(Chain of Custody, CoC) 인증으로 해당 원료가 제품화됐는지 여부를 확인한다. FSC는 브랜드 및 유통회사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FSC인증에 대한 내용을 기재하거나 홍보하기 위해서는 홍보 라이선스(Promotional License)를 취득하도록 하여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는 정보를 한 번 더 관리하고 있다. 권성옥 대표는 “FSC는 인증을 통해 개선되고 있는 산림의 생물다양성, 지역 주민의 생활 등을 보고서로 작성하여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장재욱 컨트롤유니온 마케팅 매니저는 “국제 재활용 인증(Global Recycled Standard, GRS), 재활용 원료 함량 기준(Recycled Claim Standard, RCS), 해양플라스틱 인증(Ocean Bound Platics, OBP)과 같은 다양한 인증들이 존재하며 FSC와 마찬가지로 전과정에 대한 평가, 즉 관리 연속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장재욱 매니저는 “RCS 인증은 특히 원료 수집, 가공부터 완제품 생산 및 판매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공정이 심사의 대상이 되고 환경뿐만 아니라 아동노동과 공정한 임금, 근로 시간 등의 사회적(S) 요소도 확인하기 때문에 ESG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IMPACT ON(임팩트온)(http://www.impacton.net)